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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박사의 방산이야기 #1] 열상감시장비TOD

관리자 2022-09-06 조회수 355
빛이 없다면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쟁 상황에서는 적이 안 보이면 싸울 수 없다. 그래서 대개 전투는 여명에 시작하여 황혼 무렵에는 중지되곤 했다. 오직 기민하거나 절박한 자만이 밤에 병력을 이동시켜 유리한 위치에서 싸울 준비를 갖췄다. 

트로이목마도 결국 야간전투였다. <출처: public domain>

그래서 전쟁에서 가장 어렵지만 잘 활용하면 유리한 것이 바로 야간전투이다. 밤의 어둠이야말로 방어자에게는 어려운 수비의 시간이요공격자에게는 천혜의 기회를 제공했다트로이 전쟁에서도 목마 속의 그리스군이 기습을 시작한 것도 바로 밤이었다.

그래서 군사격언 중에는
어둠을 지배하는 자가
전장을 지배한다는 말도 있다.

문제는 어둠을 지배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앞길을 밝히기 위해 섣불리 불을 밝혔다가는 아군의 위치가 노출되기 십상이었다. 지형이 익숙해도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밝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은 20세기 들어서야 구체화되었다.

우선 먼저 등장한 것은 야간투시경(이하 야시경)이었다.

세한 빛을 증폭시켜서 보는 장비로 그 기원은 TV카메라를 위해 개발된 영상증폭관이었다특히 1934년 홀스트글래스(Holst Glass)”라는 광전자 장비가 등장하면서 영국 전자회사인 EMI가 군용으로 개발에 나섰다이에 질세라 독일의 전자회사인 AEG는 1935년에 역시 야시경의 개발에 나서 이해에 특허를 제출했다미국회사인 RCA에서 전자텔레스코프를 만들어내기도 했다이중에 독일이 1939년에 실전배치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야간투시경을 실용화했다.

RCA사의 “전자 텔레스코프” <출처: public domain>

초기의 야시경은 광증폭 기술이 부족하다보니 적외선으로 조명을 쏘아준 것을 가시광선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한계가 컸다그러나 이미 2차대전 당시만 해도 독일은 전차나 장갑차에서 뿐만 아니라소총에 장착하는 야시경까지 만들어냈다이후 야시경은 베트남 전쟁시기의 1세대, 80년대의 2세대를 거쳐이제는 3세대 모델까지 발전했다.

하지만 광증폭식을 사용하면
한계도 명백하다.

최소한 아주 작은 빛이라도 있거나, 적외선 조명의 도움을 받아야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작은 빛이라도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은 전차에서 소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야시장비를 활용하고자 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래서 등장하는 게 바로
열상감시장비
(Thermal Observation Device), 즉 TOD이다.

이더가 전파를 반사하여 이동하는 물체의 속도와 방향을 탐지해내듯이, TOD는 적외선을 탐지하여 물체를 식별해내는 열영상장비이다. 모든 물체는 절대온도(-275)이상이면 작은 양이나마 적외선을 내보낸다바로 그러한 온도 차이에 의하여 사물을 식별하는 것이 열영상장비이다특히 이런 열상장비를 사용하면 어둠 속에서도 체온으로 사람을 식별해내고엔진열로 뜨거운 적의 전차나 장갑차를 찾아낼 수 있다.

열영상장비를 활용하면 심지어는 맨눈으로 볼 수 없는 것까지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출처: NASA>
열영상장비가 실제로 등장한 것은 1947년으로 미군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적외선 라인스캐너가 첫 장비였다.

그러나 최초의 열영상장비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려면 무려 1시간이나 걸렸다. 이동하는 물체를 탐지하거나 동영상을 찍기엔 적합하지 않았단 말이다보통 열영상장비는 적외선 광학장치주사장치적외선검출기신호처리기영상재현장치 등으로 구성되는데얼마만큼 적외선을 영상으로 빨리 전환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열추적미사일 덕에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열영상장비의 필요성은 냉전이 심화하면서 더욱 높아진다. 특히 미사일 시대를 맞이하여 열추적 미사일이 등장하면서 열영상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견했다즉 적 전투기를 격추하려면 전투기 엔진의 열을 인식하고 추적하는 센서가 필요했는데여기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 열영상이었다이후에 열영상장비는 전투기의 조준용 포드장비에서부터 저격수나 기관총사수의 조준경에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열영상을 잘 사용하면 평상시에 볼 수 없는 것들을 모두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군복 위에 온갖 수풀을 뒤덮어 완벽히 위장하고 지형을 따라 야간 침투하는 적 특수부대원은 야시경으로도 찾기 어렵다. 하지만 TOD를 사용하면 한눈에 드러난다.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자신의 체온으로 인해 생기는 적외선까지 감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TOD는 2015년 8월 목함지뢰 도발 때 적공격을 탐지함으로써 우리 군의 파수꾼임을 입증했다. <출처: 국방부>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여 TOD를 집중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간에 사람을 식별하는데 가장 확실한 수단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지난 6월초 한강 하구를 따라 귀순하던 북한군 병사를 찾아낸 것도 바로 TOD였다게다가 지난 5월초 삼척·강릉 산불때는 군의 TOD가 투입되어 야간에 어디서 산불이 나고 있는지 잔불은 있는지 등을 감시하면서 인명피해를 막는데도 기여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T2015년 8월 지뢰도발 당시 선명한 영상으로 북한의 도발증거를 촬영한 것도 바로 TOD장비였다대한민국에게 있어 TOD는 북한의 도발을 막는 최전선의 눈이자 파수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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